메가커피 콜드브루 집에서 비슷하게 만드는 방법

얼마 전 손님 한 분이 메가커피 콜드브루를 즐겨 마시는데 집에서 내리면 맛이 너무 연하다고 했습니다. 원두를 더 넣기 전에 만드는 순서부터 물었습니다. 냉장고에 오래 두면 진해질 거라 생각해 물을 넉넉히 붓고, 마실 때 얼음도 가득 넣었다고 하더군요. 추출할 때 한 번, 잔에서 또 한 번 희석된 셈입니다.
매장에서 쓰는 원두와 추출 비율을 모르면 같은 맛을 그대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좋아하는 지점을 찾으면 방향은 꽤 가까워집니다. 차갑고 부드러운 맛이 좋은지, 얼음이 녹아도 남는 진한 맛이 좋은지부터 나눠 생각하면 됩니다.
먼저 한 잔의 맛을 기억하는 방법
메가커피 콜드브루를 마실 때 처음 한 모금과 얼음이 조금 녹은 뒤의 맛을 따로 느껴보세요. 처음에는 향과 쓴맛이 또렷하다가 뒤로 갈수록 편하게 마셔진다면, 집에서는 원액을 만들어 잔에서 희석량을 조절하는 편이 쉽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가볍게 마시는 맛을 좋아한다면 원액을 진하게 만들 이유가 적습니다.
차가운 커피는 따뜻한 커피보다 향이 천천히 느껴집니다. 그래서 산미가 선명한 원두도 콜드브루로 내리면 둥글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만 낮은 온도로 오래 추출한다고 모든 신맛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원두의 산지와 로스팅 정도, 물의 성질에 따라 과일 같은 느낌이 남기도 합니다. 매장에서 마신 잔이 고소하고 묵직했다면 집에서도 중배전에서 중강배전 원두부터 시작하는 게 맛을 맞추기 편합니다.
원두 80g으로 원액 만드는 방법
제가 집에서 시작점으로 잡는 비율은 원두 80g에 물 640g입니다. 원두 한 부분에 물 여덟 부분이죠. 굵기는 핸드드립보다 한 단계 굵게 갑니다. 너무 가늘면 거를 때 미분이 많이 나오고 끝맛이 텁텁해지기 쉽습니다. 분쇄 눈금은 기계마다 달라서 숫자보다 실제 입자를 보고 맞추는 편이 정확합니다.
- 원두 80g을 핸드드립보다 조금 굵게 분쇄합니다.
- 뚜껑이 있는 깨끗한 용기에 원두와 물 640g을 넣고, 마른 가루가 없을 정도로만 저어줍니다.
- 뚜껑을 닫아 냉장고에서 16~20시간 추출합니다.
- 체로 큰 입자를 거른 뒤 종이 필터로 한 번 더 걸러 원액을 만듭니다.
냉장고마다 온도가 다르고 원두마다 추출 속도도 달라서 18시간을 기준으로 한 번 맛보는 게 좋습니다. 맛이 얇으면 다음번에는 2시간 늘리고, 거친 쓴맛이 남으면 2시간 줄여보세요. 물을 더 붓거나 원두를 바꾸는 일까지 한꺼번에 하면 어느 변화가 효과를 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물은 평소 마셔서 냄새가 거슬리지 않는 물이면 충분합니다. 정수한 물로 시작해도 좋고요. 물맛이 강하면 차가운 커피에서 그 느낌이 오래 남습니다. 비싼 생수를 여러 종류 살 필요는 없습니다. 같은 물을 쓰면서 비율과 시간을 먼저 맞추는 편이 비용도 덜 들고 결과도 읽기 쉽습니다.
잔에서 희석하며 취향에 맞추는 방법
거른 원액을 바로 큰 잔에 붓기 전에 작은 잔으로 비율을 시험합니다. 원액 100g에 물 100g을 섞어 마셔보세요. 얼음을 넣을 계획이라면 물은 70~80g만 넣고 얼음이 녹을 여지를 남깁니다. 이 수치는 매장 레시피가 아니라 집에서 맛을 찾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첫맛이 지나치게 무겁다면 물을 20g씩 더합니다. 향은 좋은데 마신 뒤 입안이 마르는 듯하다면 희석만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다음 추출에서 시간을 조금 줄여보세요. 반대로 얼음이 녹자마자 커피 맛이 사라진다면 원액을 20~30g 늘리거나 얼음을 줄입니다. 커피를 진하게 만드는 방법과 진한 커피를 오래 차갑게 마시는 방법은 서로 다릅니다.
우유를 섞을 때도 원액부터 조금씩 넣는 편이 편합니다. 우유 180g에 원액 60g 정도로 시작하면 우유 맛이 중심에 있고, 커피 맛을 더 느끼고 싶다면 원액을 20g씩 늘릴 수 있습니다. 물에 타 마실 때 맛있던 비율이 우유에도 그대로 맞지는 않습니다. 우유 자체의 단맛과 질감이 커피의 쓴맛을 다르게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맛이 달라졌을 때 확인할 순서
어제는 괜찮았는데 오늘은 쓴맛이 유난히 강하다면 먼저 잔에 넣은 원액과 물의 무게를 확인합니다. 집에서는 눈대중으로 붓는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비율이 같다면 추출 시간과 분쇄도를 봅니다. 같은 원두라도 더 곱게 갈리면 물에 닿는 면적이 늘어 맛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원두를 산 날짜도 봅니다. 구매일보다 볶은 날짜를 알 수 있으면 판단하기 쉽습니다. 갓 볶은 원두와 오래 열어 둔 원두는 같은 레시피로 내려도 향이 다릅니다. 개봉한 원두는 공기를 최대한 빼서 밀봉하고, 열과 빛을 피해 보관하세요. 원액은 깨끗한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고 가급적 2~3일 안에 마시는 쪽이 향을 즐기기 좋습니다. 냄새나 맛이 평소와 다르면 마시지 않는 게 맞습니다.
콜드브루는 장비보다 기록이 맛을 빨리 바꿉니다. 원두 무게, 물 무게, 냉장고에 넣은 시각, 잔에서 섞은 비율을 한 줄씩만 적어두어도 다음 잔이 달라집니다. 메가커피 콜드브루에서 좋았던 그 차갑고 편안한 인상을 기준으로, 집에서는 내 입에 맞는 농도를 조금씩 찾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