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로스팅 원두를 취향에 맞게 고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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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로스팅 원두를 취향에 맞게 고르는 방법

얼마 전 손님이 g로스팅 원두를 샀는데 집에서는 매장에서 마신 맛이 안 난다고 하셨습니다. 포장을 보니 원두는 코케허니였고, 드립할 때 물은 팔팔 끓인 직후에 붓고 계셨죠. 같은 원두라도 물 온도와 분쇄도가 달라지면 꽃향보다 날카로운 신맛이나 떫은맛이 먼저 느껴질 수 있습니다. 원두를 바꾸기 전에 추출 기록부터 함께 적어 봤습니다.

먼저 이름부터 짚고 갈게요. g로스팅은 원두를 판매하는 로스터리의 이름입니다. 상품명에 보이는 에티오피아 G1·G2의 G는 생두 등급 표기이고요. 두 표기를 같은 로스팅 단계로 읽으면 원두를 고를 때 헷갈리기 쉽습니다. 집에서 마실 원두를 찾는다면 이름보다 배전 정도, 산미 설명, 평소 쓰는 추출 기구를 함께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평소 좋아하는 맛에서 원두를 고릅니다

g로스팅의 상품 설명에는 산미와 바디감, 단맛 같은 항목이 표시돼 있습니다. 수치는 취향을 좁히는 길잡이로 쓰면 좋습니다. 제가 볶은 원두를 고를 때도 손님에게 먼저 묻는 건 산지보다 어떤 맛을 즐겨 마시는지입니다. 우유를 자주 넣는 분과 맑은 드립을 좋아하는 분에게 같은 원두를 권하기는 어렵거든요.

  • 고소하고 묵직한 맛을 원한다면 중강배전 블렌딩인 딥블랙이나 오리지널 쪽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상품 설명상 딥블랙은 산미가 낮고 바디감이 높은 편입니다.
  • 고소함 속에 부드러운 산미를 조금 남기고 싶다면 중배전 블루라마가 선택지입니다. 상품 설명에는 밀크초콜릿과 바닐라 같은 단맛, 온화한 산미가 적혀 있습니다.
  • 과일향과 꽃향을 기대한다면 약배전 에티오피아 코케허니처럼 산미와 향미가 높은 원두가 어울립니다. 처음부터 진하게 내리기보다 드립으로 향의 차이를 느끼기 좋습니다.

여기서 산미 수치가 높다고 더 좋은 원두라는 뜻은 아닙니다. 아침에 우유를 넣어 마실 커피라면 묵직한 블렌딩이 더 만족스러울 수 있고, 식사 뒤에 맑게 한 잔 내릴 거라면 밝은 원두가 즐거울 수 있습니다. 로스팅 정도도 맛의 방향을 보여 줄 뿐, 취향의 순위를 매기지는 않습니다.

처음 내릴 때는 물과 원두의 비율을 고정합니다

원두를 골랐다면 첫 잔은 비교할 기준을 만드는 시간입니다. 드립 기준으로 원두 15g에 물 240g을 권합니다. 중배전이라면 물 온도 92~94℃, 약배전이라면 94~96℃에서 시작합니다. 원두 15g을 넣고 물 30g을 부어 30초 적신 뒤, 나머지 물을 두세 번에 나눠 부어 총 추출 시간을 2분 30초~3분 정도로 맞춥니다. 숫자는 출발점이지 합격선은 아닙니다.

맛이 시고 속이 빈 듯하면 먼저 분쇄도를 한 단계 가늘게 해 보세요. 같은 분쇄도에서 추출이 너무 빨리 끝났다면 물이 커피층을 충분히 지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혀에 오래 남는 쓴맛과 거친 떫은맛이 있다면 한 단계 굵게 갈아 봅니다. 온도와 분쇄도를 한꺼번에 바꾸면 무엇이 맛을 바꿨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한 번에 하나만 조절하고, 원두 무게와 물 무게는 그대로 두는 편이 빠릅니다.

예를 들어 코케허니 15g을 90℃ 물로 내려 향이 답답하고 신맛만 뾰족하게 남았다면, 다음 잔에서는 분쇄도를 유지한 채 물을 95℃로 올려 비교할 수 있습니다. 약배전 원두는 조직이 단단해 같은 조건에서 성분이 덜 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을 더 뜨겁게 썼는데 떫어진다면 그때 분쇄도를 조금 굵게 조절합니다. 손님과 기록을 맞춰 보니 원두 이름보다 이런 작은 차이가 더 큰 설명이 될 때가 많았습니다.

로스팅 날짜와 마실 양을 함께 봅니다

‘당일 로스팅’이라는 문구를 보면 받은 날 바로 내려야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볶은 직후 원두에는 가스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드립에서는 물을 붓자마자 커피층이 크게 부풀고, 물이 고르게 닿지 않아 맛이 들쑥날쑥할 수 있죠. 저는 중배전 원두는 로스팅 뒤 3~5일, 약배전 원두는 5~10일쯤부터 며칠 간격으로 맛을 봅니다. 정해진 숙성일이라기보다 향과 추출이 안정되는 시점을 찾는 방법입니다.

구매할 때는 주문일보다 포장에 적힌 로스팅 날짜를 확인합니다. 하루 한 잔에 15g씩 쓴다면 200g 한 봉은 약 13잔 분량입니다. 혼자 마시는데 1kg을 한꺼번에 사면 뒤쪽 원두를 열 때 향이 약해졌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자주 마시지 않는 집이라면 작은 용량의 홀빈을 골라 밀폐 용기에 담고, 빛과 열을 피해 보관하는 편이 낫습니다. 미리 분쇄된 원두는 편하지만 향이 빠르게 달라지므로, 가능하다면 내리기 직전에 가는 쪽을 권합니다.

기구에 맞춰 첫 잔의 기준을 바꿉니다

같은 g로스팅 원두라도 드립과 에스프레소에서 맛의 무게가 다릅니다. 에스프레소는 우선 원두 18g으로 음료 36g을 약 25~30초에 받는 설정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신맛이 짧고 거칠게 튀면 분쇄도를 조금 가늘게, 쓴맛이 과하고 흐름이 느리면 굵게 조절합니다. 가정용 머신마다 압력과 온도가 달라 초 단위 수치보다 잔에 남는 맛을 기준으로 삼는 게 좋습니다.

프렌치프레스라면 원두 20g에 물 300g, 물 온도 92~94℃로 시작해 4분가량 우려 보세요. 종이 필터를 쓰는 드립보다 오일감과 바디감이 더 남아 같은 블렌딩도 묵직하게 느껴집니다. 고가의 기구를 들이기 전에 1g 단위 저울과 분쇄도 조절이 되는 그라인더가 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물과 원두의 양을 일정하게 재는 것만으로도 다음 잔을 훨씬 쉽게 고칠 수 있습니다.

커피가 마음에 들지 않은 날에는 원두부터 바꾸고 싶어집니다. 저도 새 원두를 볶을 때마다 그 유혹을 압니다. 그래도 같은 원두로 물 온도나 분쇄도를 한 번만 바꿔 내린 두 잔을 나란히 마시면, 내가 좋아하는 맛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의외로 선명해집니다.

g로스팅 원두를 취향에 맞게 고르는 방법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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