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누 돌체구스토 캡슐 맛있게 내리는 방법

얼마 전 단골 손님이 카누 캡슐로 내린 커피가 집에서는 유난히 밍밍하다고 했습니다. 원두를 바꿀까 고민하셨지만, 먼저 물의 양을 물어봤어요. 늘 가장 큰 컵에 가득 내린다고 하시더군요. 캡슐을 바꿀 때마다 같은 물 양을 쓰면 이런 일이 생깁니다. 카누 돌체구스토 캡슐도 처음에는 물의 양부터 맞춰보는 편이 좋습니다.
구매 전에 캡슐 규격부터 확인하기
카누는 바리스타 전용, 네스프레소 호환, 돌체구스토 호환 캡슐을 따로 판매합니다. 이름에 카누가 적혀 있어도 모양과 쓰는 머신이 다릅니다. 집에 돌체구스토 머신이 있다면 포장 앞면의 ‘돌체구스토 호환캡슐’ 표시를 확인하세요. 머신 모델에 따라 사용 가능 여부가 다를 수 있으니 구매 전 제품 안내도 함께 읽는 게 안전합니다.
카누 공식 판매 페이지에는 볼드 다크 로스트처럼 16캡슐 단위로 판매하는 제품이 있습니다. 여러 맛을 한꺼번에 쌓아두기보다 평소 마시는 양에 맞춰 사는 편을 권합니다. 캡슐은 밀봉되어 있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면 향을 느끼는 경험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배송받은 상자의 소비기한을 확인하고, 먼저 산 것부터 꺼내 쓰면 됩니다.
첫 잔은 물 80밀리리터에서 시작하기
저는 새 캡슐을 맛볼 때 큰 머그잔을 바로 채우지 않습니다. 먼저 추출된 커피를 약 80밀리리터 받아 맛봅니다. 여기서 말하는 80밀리리터는 모든 카누 제품의 공식 권장량이 아니라, 맛을 비교하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포장에 적힌 권장 물 양이 있다면 그것을 먼저 따르세요. 머신의 눈금은 모델마다 다르므로 정확히 비교하고 싶을 때는 계량컵을 쓰는 편이 편합니다.
80밀리리터에서 향이 또렷하고 쓴맛이 거칠지 않다면 그대로 마십니다. 너무 진하면 뜨거운 물을 20~40밀리리터 따로 더합니다. 반대로 밍밍하다면 다음 잔에서 추출량을 20밀리리터 줄여보세요. 물을 캡슐에 계속 통과시키는 것과 추출을 끝낸 뒤 컵에 물을 보태는 것은 맛이 다릅니다. 긴 추출에서 끝맛이 거칠게 느껴졌다면 짧게 추출하고 물을 더하는 방식이 제 입에는 대체로 깔끔했습니다.
아이스커피도 같은 원리입니다. 얼음이 녹을 몫을 생각해 커피를 짧게 받은 뒤 얼음을 넣으세요. 처음부터 많은 양을 추출해 얼음 위에 부으면 식을수록 맛이 옅어집니다. 얼음 100그램 정도를 담은 컵에 커피 60~80밀리리터를 받아보면 어느 쪽이 취향인지 비교하기 쉽습니다. 얼음 크기와 녹는 속도에 따라 달라지니 숫자는 시작점으로만 보시면 됩니다.
로스팅 이름보다 컵에서 느껴지는 맛 보기
진한 커피를 좋아한다면 카누 공식 판매 페이지에서 다크 초콜릿과 견과류 향미로 소개하는 볼드 다크 로스트부터 고르기 쉽습니다. 다만 다크 로스트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더 맛있는 건 아닙니다. 쌉쌀한 맛이 편한 사람에게 맞을 수 있고, 맑고 가벼운 인상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첫 잔을 마실 때는 뜨거울 때의 향, 조금 식었을 때의 단맛, 삼킨 뒤 남는 맛을 나눠 느껴보세요. 처음에는 진하다고 생각했는데 식으면서 초콜릿 같은 단맛이 드러날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물을 많이 받은 잔은 뜨거울 때 무난해도 식으면 빈 느낌이 커질 수 있어요. 캡슐의 분쇄도는 집에서 바꿀 수 없으니 맛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추출량과 희석량을 한 번에 하나씩 바꿔야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맛이 흔들릴 때는 머신과 보관 상태 확인하기
같은 캡슐을 같은 눈금으로 내렸는데 어느 날만 맛이 약하다면 물통과 추출구부터 봅니다. 물통에 오래 머문 물은 새 물로 바꾸고, 머신 안내에 따라 추출구를 세척하세요. 캡슐 없이 물을 한 번 흘려보내 컵을 데운 뒤 추출하면 온도가 다른 컵 때문에 생기는 차이도 줄일 수 있습니다. 머신에서 나오는 물의 온도를 마음대로 조절하기 어려운 만큼, 집에서는 이런 작은 조건을 일정하게 맞추는 게 실용적입니다.
캡슐은 직사광선과 열을 피해 보관하고, 상자를 연 날짜보다 제품에 표시된 소비기한을 기준으로 살핍니다. 원두를 직접 볶아 파는 제 로스터리에서는 로스팅 날짜가 중요한 이야기지만, 밀봉 캡슐에 그 기준을 그대로 가져오지는 않습니다. 손님께도 먼저 한 상자를 천천히 마셔보고, 마음에 든 물 양을 적어두시라고 말합니다. 커피가 달라졌다고 느낄 때 그 숫자 하나가 다음 잔을 꽤 쉽게 만들어주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