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코닉 그라인더 분쇄도 맞추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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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코닉 그라인더 분쇄도 맞추는 방법

며칠 전 로스터리에 오신 손님이 같은 원두로 내린 커피인데 집에서는 신맛만 난다고 하셨습니다. 추출 기록을 같이 보니 원두 20g에 물 300g, 물 온도도 93℃로 같았습니다. 다른 건 분쇄도였습니다. 매장에서 맛있었던 눈금을 기억해 집의 말코닉 그라인더에 그대로 맞추셨는데, 기종이 달랐습니다. 그라인더의 숫자는 맛의 기준이 아니라 그 기계에서 위치를 다시 찾기 위한 표시입니다.

모델보다 먼저 추출 방식을 고릅니다

말코닉이라는 이름 아래에도 쓰임이 다른 그라인더가 있습니다. X54는 집에서 에스프레소와 필터 커피를 오가며 쓰기 좋은 모델입니다. 제조사 안내에 따르면 54mm 플랫 버와 연속식 분쇄 조절 장치를 갖췄습니다. E65S는 에스프레소를 연달아 만드는 매장에 어울리는 기계로, 65mm 버와 시간 기반 투입량 설정을 사용합니다. EK43은 여러 추출 방식에 대응하는 매장용 그라인더이며 98mm 버를 씁니다.

버가 크다고 내 입에 더 맛있는 커피가 자동으로 나오는 건 아닙니다. 집에서 하루 한두 잔을 내린다면 설치 공간, 분쇄 후 청소, 필터와 에스프레소를 얼마나 자주 바꾸는지가 더 실질적인 선택 기준입니다. 필터 커피만 마신다면 큰 매장용 기계의 처리 속도에 비용을 쓸 이유도 적습니다.

눈금 대신 한 잔의 기록으로 맞춥니다

처음에는 원두와 물의 양을 고정합니다. 핸드드립이라면 원두 20g, 물 300g을 출발점으로 잡습니다. 중간 정도로 분쇄해 93℃ 안팎의 물을 붓고, 30초 동안 약 40g으로 뜸을 들인 뒤 나머지 물을 나눠 붓습니다. 전체 시간이 대략 2분 30초에서 3분 30초 사이라면 맛을 볼 만한 첫 잔이 나옵니다. 이 시간은 합격선이 아니라 다음 조절 방향을 찾는 단서입니다. 드리퍼와 필터, 붓는 속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같은 방법으로 내렸는데 향은 약하고 혀 앞쪽에 날카로운 신맛이 남는다면 조금 더 곱게 갈아 봅니다. 반대로 입안이 텁텁하고 끝맛이 마르듯 쓰다면 조금 굵게 옮겨 봅니다. 한 번에 크게 돌리면 어느 변화가 맛을 바꿨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한 눈금의 일부만 움직인 뒤 같은 레시피로 다시 내리는 편이 빠릅니다. 향은 좋은데 농도만 연하다면 분쇄도보다 원두와 물의 비율부터 확인할 때도 있습니다.

에스프레소는 원두 18g을 담아 음료 36g을 얻는 설정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추출 버튼을 누른 때부터 약 25~35초를 첫 관찰 범위로 잡되, 30초라는 숫자에 맛을 맞추지는 않습니다. 20초에 36g이 나오고 묽고 시다면 더 곱게, 40초가 지나도 36g에 못 미치고 거칠게 쓰다면 더 굵게 움직입니다. 바스켓과 머신 압력, 원두 상태도 흐름을 바꾸므로 매번 투입량과 추출량을 저울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분쇄도를 바꿨는데 맛이 같을 때

조절 직후 나온 가루에는 이전 설정에서 갈린 원두가 섞일 수 있습니다. 특히 호퍼에 원두를 담아 쓰는 경우에는 설정을 조금 바꾸고 소량을 먼저 갈아낸 뒤 다음 잔을 비교해야 변화가 또렷합니다. 버와 배출구에 남은 커피 가루도 오래 쌓이면 향을 흐립니다. 전원을 끄고 사용 설명서에 맞춰 청소하되, 버에 물을 직접 붓지는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X54를 굵은 설정에서 고운 설정으로 옮길 때는 기계를 작동시키며 조절하라는 제조사 안내가 있습니다. 원두가 버 사이에 낀 상태에서 조절부를 억지로 돌리면 손상될 수 있어서입니다. 모델마다 조절 구조가 다르니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면 먼저 멈추고 해당 모델의 설명서를 확인합니다. 분쇄도 조절은 힘보다 작은 변화와 반복 측정이 중요합니다.

원두 날짜와 물 온도도 같이 봅니다

로스팅한 지 얼마 안 된 원두는 가스가 많이 남아 있어 에스프레소 흐름이 불안정할 수 있습니다. 같은 원두라도 며칠 지나면 추출 속도가 달라져 분쇄도를 다시 맞춰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원두 봉투의 로스팅 날짜와 개봉 날짜를 적어 둡니다. 오래 열어 둔 원두의 향이 약해졌다면 분쇄도만 곱게 만들어도 잃은 향이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물 온도 역시 맛을 움직입니다. 밝게 볶은 원두가 덜 추출된 듯 시다면 93~96℃ 부근에서 시작해 볼 수 있고, 짙게 볶은 원두가 거칠고 쓰다면 88~92℃ 부근으로 낮춰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온도와 분쇄도를 동시에 바꾸면 무엇이 효과를 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먼저 한 가지만 바꾸고, 원두 무게와 물 무게, 추출 시간, 맛을 짧게 적어 두면 다음 잔의 방향이 보입니다.

말코닉 그라인더의 좋은 점은 원하는 맛을 찾았을 때 그 위치로 다시 돌아가기 쉽다는 데 있습니다. 손님과 기록을 따라 한 단계씩 조절해 보니, 그날 집에서 느꼈던 날카로운 신맛도 부드러워졌습니다. 결국 제가 믿는 기준은 기계에 적힌 숫자보다 잔에 남은 맛과 그 맛을 다시 낼 수 있는 기록입니다.

말코닉 그라인더 분쇄도 맞추는 방법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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