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브루더치커피 집에서 깔끔하게 내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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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브루더치커피 집에서 깔끔하게 내리는 방법

얼마 전 단골 손님이 매장에 작은 더치 기구를 들고 오셨습니다. 물도 좋은 걸 쓰고 원두도 제가 볶은 걸 샀는데, 집에서는 늘 텁텁하고 밍밍하다고 하시더군요. 기구 문제일까 싶어 같이 레시피를 봤는데, 원인은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분쇄가 너무 고왔고, 물 떨어지는 속도가 일정하지 않았고, 추출 후 바로 마신 것이 컸습니다.

콜드브루더치커피는 뜨거운 물로 빠르게 향을 뽑는 방식이 아닙니다. 차가운 물이 긴 시간 원두를 지나가면서 단맛, 고소함, 낮은 산미를 천천히 가져옵니다. 그래서 작은 변수 하나가 오래 누적됩니다. 10초의 차이는 별것 아닌데, 6시간 동안 이어지면 맛이 꽤 달라집니다.

콜드브루와 더치커피, 맛이 다른 이유

많이들 콜드브루와 더치커피를 같은 말처럼 씁니다. 넓게 보면 둘 다 찬물 추출입니다. 다만 집에서 구분해보면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콜드브루는 보통 원두가루를 물에 담가 우려내는 침출식이고, 더치커피는 물방울이 원두층을 통과하는 점적식입니다.

침출식은 맛이 둥글고 농도 편차가 적습니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12~16시간 기다리면 되니 실패가 적은 편입니다. 더치식은 잘 내리면 향이 맑고 질감이 가볍습니다. 대신 분쇄도와 물방울 속도에 민감합니다. 물이 너무 빠르면 속 빈 맛이 나고, 너무 느리면 쓴맛과 나무 같은 떫은 느낌이 올라옵니다.

처음 시작한다면 저는 침출식 콜드브루를 먼저 권합니다. 기구가 단순하고, 레시피 수정이 쉽기 때문입니다. 더치 기구가 이미 있다면 물방울 속도만 잘 잡아도 맛이 확 달라집니다.

원두 선택은 산미보다 배전과 날짜가 먼저입니다

콜드브루더치커피용 원두를 고를 때 산미가 낮은 원두만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더 중요한 건 배전도와 로스팅 날짜입니다. 너무 밝게 볶은 원두는 찬물에서 단맛이 충분히 풀리기 전에 풋내나 날카로운 산미가 먼저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강하게 볶은 원두는 초콜릿 향은 좋지만, 오래 추출하면 탄맛과 건조한 쓴맛이 쉽게 나옵니다.

집에서 안정적으로 내리려면 중배전에서 중강배전 사이가 좋습니다. 에티오피아 내추럴처럼 과일 향이 뚜렷한 원두는 물 비율을 조금 낮춰야 향이 흩어지지 않습니다.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처럼 견과류와 카카오 느낌이 있는 원두는 초보자에게 편합니다. 우유를 섞어 마실 계획이라면 중강배전 콜롬비아나 블렌드가 맛의 중심을 잘 잡아줍니다.

날짜도 중요합니다. 로스팅 당일 원두는 가스가 많아 물이 원두층을 고르게 적시기 어렵습니다. 콜드브루는 로스팅 후 5~14일 사이가 다루기 좋았습니다. 향을 선명하게 먹고 싶다면 7일 안팎, 부드러운 단맛을 원하면 10일 전후가 편합니다. 개봉 후 한 달이 지난 원두는 산패 향이 찬물에서도 숨지 않습니다.

기본 비율은 원두 1, 물 8부터 잡습니다

처음부터 진하게 뽑겠다고 원두를 많이 넣으면 맛이 무거워집니다. 저는 집에서는 원두 50g에 물 400g, 즉 1:8 비율을 기준으로 잡습니다. 이 레시피로 만든 원액은 얼음과 물을 더해 마시기 좋고, 우유와도 잘 섞입니다.

침출식 레시피

  • 원두 50g, 물 400g을 준비합니다.
  • 분쇄도는 핸드드립보다 조금 굵게, 굵은 설탕과 작은 깨 사이 정도가 좋습니다.
  • 원두가루에 물을 100g 먼저 붓고 젓가락이나 스푼으로 가볍게 적십니다.
  • 나머지 물을 붓고 뚜껑을 닫아 냉장 12~14시간 둡니다.
  • 종이 필터로 한 번 걸러 냉장 보관합니다.

상온 추출은 향이 빨리 나오지만 잡맛도 빨리 올라옵니다. 여름철 주방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집에서는 냉장 추출이 더 안정적입니다. 산뜻하게 마시고 싶으면 12시간, 묵직한 단맛을 원하면 14~16시간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더치식 레시피

  • 원두 60g, 물 500g을 기준으로 잡습니다.
  • 분쇄도는 드립보다 굵게, 프렌치프레스보다는 약간 가늘게 맞춥니다.
  • 원두층 위에 종이 필터를 한 장 올리면 물길이 한쪽으로 파이는 걸 줄일 수 있습니다.
  • 물방울은 1초에 1방울보다 조금 빠른 정도로 맞춥니다.
  • 추출 시간은 5~7시간 사이에서 시작합니다.

더치커피에서 가장 흔한 실패는 물길입니다. 물이 원두 전체를 지나가지 않고 한쪽으로만 빠지면, 일부는 과다 추출되고 일부는 거의 추출되지 않습니다. 표면이 움푹 파였거나 가장자리만 젖어 있다면 맛이 흔들릴 가능성이 큽니다. 원두층을 담을 때 너무 꾹 누르지 말고, 가볍게 수평만 맞추는 정도가 좋습니다.

쓴맛, 신맛, 밍밍함은 이렇게 조절합니다

콜드브루더치커피는 뜨거운 커피보다 산미가 낮게 느껴집니다. 그런데도 시큼하다면 원두가 너무 밝거나, 추출 시간이 짧거나, 물 비율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물을 10% 줄이거나 추출 시간을 2시간 늘려봅니다. 원두를 바꾼다면 같은 산지라도 중배전 이상을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쓴맛이 강하면 반대로 봐야 합니다. 분쇄가 너무 곱거나, 시간이 길거나, 원두가 오래됐을 수 있습니다. 특히 더치식에서 분쇄가 고우면 물이 천천히 지나가며 쓴 성분을 많이 가져옵니다. 분쇄도를 한 칸 굵게 바꾸는 것만으로도 입안의 건조함이 줄어듭니다.

밍밍한 맛은 농도 문제일 때가 많습니다. 원액 자체가 연하면 얼음이 녹는 순간 맛이 사라집니다. 원두 50g에 물 450g 이상을 쓰고 있었다면 400g으로 낮춰보는 게 좋습니다. 마실 때는 원액 1에 물 1, 또는 원액 1에 우유 1.2 정도부터 맞추면 균형을 잡기 쉽습니다.

물 온도는 차갑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4도 물과 실온의 22도 물은 추출 속도가 다릅니다. 냉장 추출은 느리고 깨끗합니다. 실온 추출은 빠르고 향이 넓게 나오지만, 오래 두면 탁해집니다. 집에서는 냉장 기준으로 레시피를 고정한 뒤 시간만 조절하는 편이 낫습니다.

보관과 마시는 타이밍도 맛을 바꿉니다

갓 걸러낸 콜드브루는 의외로 맛이 날카롭습니다. 냉장고에서 6~12시간 쉬게 두면 향이 조금 붙고 단맛이 둥글어집니다. 매장에서도 바로 낸 것보다 하루 지난 원액이 더 안정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오래 둘수록 좋은 건 아닙니다.

보관은 밀폐병에 담아 냉장 3일 안에 마시는 걸 권합니다. 5일까지도 마실 수는 있지만 향은 확실히 줄어듭니다. 병 입구에 커피가 묻은 채로 보관하면 산화 냄새가 빨리 납니다. 작은 병 두세 개에 나눠 담으면 열고 닫는 횟수가 줄어 맛이 더 오래 갑니다.

얼음을 많이 넣어 마신다면 원액을 조금 진하게 가져가야 합니다. 원액 100g에 얼음 120g, 물 60~80g 정도면 카페에서 마시는 아이스 커피 농도와 가깝습니다. 우유를 넣을 때는 원액 80g, 우유 120g부터 시작하면 커피 향이 묻히지 않습니다. 단맛을 더하고 싶다면 시럽보다 차가운 우유의 양을 먼저 조절하는 편이 맛이 깨끗합니다.

집에서 콜드브루더치커피가 맛없게 느껴질 때는 기구를 먼저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원두 날짜를 보고, 분쇄도를 한 단계 굵게 또는 가늘게 움직이고, 물 비율을 숫자로 적어두면 다음 잔이 달라집니다. 커피는 감으로 시작해도 되지만, 맛을 다시 만나려면 숫자가 필요합니다. 저는 그 숫자가 집 커피를 꽤 조용하고 확실하게 바꾼다고 믿습니다.

콜드브루더치커피 집에서 깔끔하게 내리는 방법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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