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프레스 맛있게 내리는 방법, 탁하지 않고 달게 추출하려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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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프레스 맛있게 내리는 방법, 탁하지 않고 달게 추출하려면 이렇게

얼마 전 로스터리 단골 손님이 프렌치프레스로 내린 커피가 늘 텁텁하다고 원두를 들고 오셨습니다. 원두 향은 괜찮았고 로스팅도 문제없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분쇄도가 너무 곱고 물을 붓자마자 바로 눌러버리고 있었습니다. 프렌치프레스는 기구가 단순해서 쉬워 보이지만, 사실 맛의 차이는 꽤 선명하게 납니다. 종이 필터가 기름과 미분을 걸러주는 드리퍼와 달리, 프렌치프레스는 커피의 질감이 그대로 컵에 남습니다.

그래서 잘 내리면 둥글고 달고 묵직합니다. 반대로 조금만 어긋나면 흙먼지 같은 텁텁함, 식은 보리차 같은 밋밋함, 혀 뒤쪽에 남는 쓴맛이 쉽게 올라옵니다. 오늘 쓸 기준은 집에서 재현하기 쉬운 쪽으로 잡겠습니다. 비싼 저울과 온도 조절 주전자가 있으면 편하지만, 없어도 맛을 꽤 안정적으로 맞출 수 있습니다.

프렌치프레스는 원두보다 분쇄도가 먼저입니다

프렌치프레스 분쇄도는 핸드드립보다 굵게 잡는 게 기본입니다. 설탕 입자보다 훨씬 크고, 굵은 소금이나 빵가루에 가까운 느낌이면 좋습니다. 너무 곱게 갈면 물과 닿는 면적이 급격히 늘고, 금속망을 통과한 미분이 컵 아래에 많이 쌓입니다. 이때 커피는 진한 게 아니라 탁한 쪽으로 갑니다.

제가 매장에서 손님에게 가장 자주 말하는 기준은 이렇습니다. 4분을 우렸을 때 첫 모금은 달고 둥근데 끝맛이 거칠면 조금 더 굵게, 반대로 향은 좋은데 물처럼 얇으면 조금 더 가늘게 조정합니다. 분쇄도는 숫자로 외우기보다 입안의 촉감과 연결해두면 빨리 늡니다.

  • 쓴맛과 떫은맛이 강하다: 분쇄도를 더 굵게
  • 커피가 밍밍하고 향만 스친다: 분쇄도를 조금 더 가늘게
  • 컵 바닥에 진흙처럼 가루가 많다: 그라인더 미분이 많거나 너무 곱게 분쇄된 상태
  • 산미가 날카롭고 단맛이 적다: 추출 시간이 짧거나 물 온도가 낮은 상태

기본 레시피는 원두 20g, 물 300g부터 잡습니다

처음부터 복잡하게 갈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집에서 프렌치프레스를 시작하는 분에게 원두 20g에 물 300g을 권합니다. 비율로 보면 1:15입니다. 조금 진하게 마시고 싶으면 1:14, 부드럽게 마시고 싶으면 1:16까지 움직이면 됩니다. 큰 차이 없어 보여도 컵에서는 꽤 다르게 느껴집니다.

가장 안정적인 추출 순서

  • 프렌치프레스와 컵을 뜨거운 물로 한 번 데웁니다.
  • 굵게 간 원두 20g을 넣습니다.
  • 92~94도의 물 300g을 한 번에 붓습니다.
  • 30초쯤 지나 윗부분을 숟가락으로 가볍게 저어줍니다.
  • 총 4분이 되면 표면의 거품과 떠 있는 가루를 살짝 걷어냅니다.
  • 플런저는 끝까지 힘주어 누르지 말고 천천히 내려줍니다.
  • 내린 커피는 바로 컵이나 서버로 옮깁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마지막입니다. 프렌치프레스 안에 커피를 그대로 두면 계속 우러납니다. 첫 잔은 괜찮았는데 두 번째 잔이 쓰다면 원두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추출이 끝난 뒤에는 액체와 커피 가루를 빨리 분리하는 게 좋습니다.

물 온도는 끓고 1분 뒤가 대체로 맞습니다

온도계가 있으면 92~94도를 쓰면 됩니다. 중배전 원두라면 이 범위가 가장 무난합니다. 산미가 밝은 약배전은 94~96도까지 올려도 괜찮고, 진하게 볶은 원두는 88~91도 정도가 쓴맛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프렌치프레스는 물과 원두가 오래 닿기 때문에 물 온도가 높을수록 쓴 성분도 빨리 나옵니다.

온도계가 없다면 물이 끓고 불을 끈 뒤 1분 정도 기다리면 대략 쓸 만한 온도가 됩니다. 겨울처럼 주전자와 실내가 차가울 때는 30초만 기다려도 됩니다. 반대로 작은 전기포트에서 팔팔 끓인 물을 바로 붓고 5분 이상 두면, 특히 다크 로스트에서는 재 맛과 탄 쓴맛이 올라오기 쉽습니다.

로스팅 정도별 추천값

  • 약배전: 물 온도 94~96도, 추출 4분 30초 전후
  • 중배전: 물 온도 92~94도, 추출 4분 전후
  • 강배전: 물 온도 88~91도, 추출 3분 30초 전후

이 수치는 출발점입니다. 에티오피아 내추럴처럼 향이 화려한 원두는 약간 높은 온도에서 과일 향이 잘 열립니다. 브라질이나 콜롬비아 중강배전은 온도를 조금 낮추면 견과류와 초콜릿 같은 단맛이 더 편하게 남습니다.

텁텁함을 줄이는 작은 동작들

프렌치프레스의 단점으로 가장 많이 말하는 게 침전물입니다. 그런데 이 침전물은 완전히 없애는 대상이라기보다 조절하는 대상에 가깝습니다. 종이 필터처럼 맑은 컵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지만, 질감과 오일감은 프렌치프레스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다만 입안에 가루가 씹히는 정도라면 손볼 부분이 있습니다. 첫째, 추출이 끝났을 때 표면에 떠 있는 거품과 가루를 숟가락으로 걷어냅니다. 둘째, 플런저를 누를 때 바닥까지 꾹 밀어붙이지 않습니다. 셋째, 컵에 따를 때 마지막 20~30ml는 남기는 편이 좋습니다. 아깝게 느껴져도 그 부분에 미분이 가장 많이 몰려 있습니다.

그라인더도 영향을 줍니다. 칼날형 그라인더는 굵은 조각과 고운 가루가 동시에 생기기 쉽습니다. 프렌치프레스에서 유난히 텁텁하다면 원두를 바꾸기 전에 분쇄 균일도를 먼저 의심해볼 만합니다. 핸드밀이라도 버 방식이면 결과가 훨씬 안정적입니다.

원두 보관과 날짜가 맛을 좌우합니다

프렌치프레스는 원두의 상태를 꽤 솔직하게 보여줍니다. 로스팅한 지 너무 얼마 안 된 원두는 가스가 많아서 향은 좋은데 맛이 들뜨고 거품이 과하게 올라올 수 있습니다. 보통 중배전 기준으로 로스팅 후 5~14일 사이가 집에서 쓰기 편합니다. 강배전은 조금 더 빨리 열리고, 약배전은 2주 가까이 지나면서 단맛이 안정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관은 냉장고보다 밀폐가 먼저입니다. 매일 마실 양이라면 빛이 덜 드는 서늘한 곳에 두고, 봉투 안 공기를 최대한 빼서 닫습니다. 한 달 이상 둘 양은 소분해서 냉동 보관하는 편이 낫습니다. 단, 냉동한 원두를 꺼냈다 넣었다 반복하면 결로가 생기기 쉬우니 작은 봉투로 나누는 게 좋습니다.

맛으로 조정하는 빠른 기준

  • 쓰고 텁텁하다: 더 굵게 갈고 시간을 30초 줄입니다.
  • 시고 얇다: 더 가늘게 갈거나 시간을 30초 늘립니다.
  • 향은 좋은데 단맛이 없다: 물 온도를 2도 정도 올립니다.
  • 재 맛이 난다: 물 온도를 낮추고 강하게 누르지 않습니다.
  • 두 번째 잔이 유독 쓰다: 추출 후 바로 서버로 옮깁니다.

프렌치프레스는 화려한 기술보다 일정한 습관이 맛을 만듭니다. 같은 원두, 같은 물 양, 같은 시간으로 세 번 내려보면 어디를 건드려야 하는지 감이 옵니다. 저는 이 기구의 좋은 점이 거기에 있다고 봅니다. 조금 느리고, 조금 묵직하고, 커피가 가진 질감을 숨기지 않습니다. 맑고 깨끗한 맛이 필요할 때는 드리퍼가 좋지만, 아침에 빵 한 조각과 함께 단단한 단맛을 마시고 싶을 때 프렌치프레스만큼 편한 도구도 많지 않습니다.

프렌치프레스 맛있게 내리는 방법, 탁하지 않고 달게 추출하려면 이렇게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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