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포트 사용법, 쓴맛 줄이고 진하게 뽑으려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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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포트 사용법, 쓴맛 줄이고 진하게 뽑으려면 이렇게

집에서 모카포트 맛이 거칠어지는 순간

얼마 전 로스터리 단골 손님이 모카포트로 내린 커피가 늘 탄맛처럼 난다고 하셨습니다. 원두는 제가 볶은 지 5일 된 브라질 내추럴이었고, 매장에서 마셨을 때는 견과류 단맛이 꽤 또렷했죠. 그런데 집에서는 쓰고 텁텁하다고 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원두 문제가 아니라 물 온도, 분쇄도, 불 세기 세 가지가 한꺼번에 어긋나 있었습니다.

모카포트는 에스프레소 머신처럼 9기압으로 뽑는 도구는 아닙니다. 보통 1.5기압 안팎의 압력으로 물을 위로 밀어 올립니다. 그래서 에스프레소처럼 크레마가 두껍게 생기지는 않지만, 드립보다 훨씬 농도감 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대신 구조가 단순한 만큼 실수도 바로 맛으로 드러납니다. 불이 세면 금속 맛과 쓴맛이 올라오고, 분쇄가 너무 고우면 추출이 막혀 거칠어집니다.

제가 집에서 모카포트를 쓸 때 기준으로 삼는 맛은 진하지만 까끌하지 않은 커피입니다. 초콜릿, 구운 견과류, 약간의 캐러멜 향이 올라오고 끝맛이 마른 나무처럼 쓰지 않은 상태. 그 정도를 만들려면 아주 어려운 기술보다 몇 가지 숫자를 맞추는 쪽이 훨씬 안정적입니다.

모카포트 기본 세팅은 물, 원두, 분쇄도부터

모카포트는 크기마다 물과 원두 양이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3컵용 기준으로 물은 하단 보일러의 안전밸브 아래까지, 원두는 바스켓을 평평하게 채우는 정도가 좋습니다. 무게로 재면 원두는 대략 15~18g, 추출된 커피는 90~120ml 정도 나옵니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물은 처음부터 뜨거운 물을 쓰는 편이 맛이 부드럽습니다. 저는 보통 80~90도 물을 넣습니다. 찬물을 넣고 오래 가열하면 원두가 금속 바스켓 안에서 필요 이상으로 뜨거운 시간을 버티게 됩니다. 그러면 추출 전부터 향이 날아가고, 마지막에는 쓴맛이 두꺼워집니다. 단, 뜨거운 물을 넣으면 하단 보일러가 바로 뜨거워지니 행주나 장갑을 써야 합니다.

분쇄도는 에스프레소보다 굵고 핸드드립보다 조금 고운 정도가 편합니다. 설탕 입자보다는 살짝 곱고, 밀가루처럼 뭉치는 정도는 피합니다. 전동 그라인더 기준으로 에스프레소 세팅이 1~3, 드립 세팅이 7~9라면 모카포트는 4~5쯤에서 시작합니다. 물론 그라인더마다 숫자는 다르니, 추출 속도로 판단하는 게 더 정확합니다.

  • 너무 빠르게 콸콸 나오면 분쇄가 굵거나 불이 셉니다.
  • 한참 지나도 안 나오고 쉭쉭 소리만 크면 분쇄가 너무 곱거나 원두를 눌러 담은 경우가 많습니다.
  • 처음엔 얇게 흐르다가 점점 안정적으로 올라오면 좋은 출발입니다.

모카포트 사용법, 순서대로 잡으면 쉽습니다

먼저 하단 보일러에 80~90도 물을 안전밸브 아래까지 붓습니다. 밸브를 물로 덮으면 압력 배출이 불안정해질 수 있으니 넘기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다음 바스켓을 올리고 분쇄한 원두를 채웁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탬핑하지 않는 겁니다. 에스프레소처럼 꾹 누르면 물길이 막혀 과추출이 되기 쉽습니다. 손가락이나 작은 스푼으로 윗면만 평평하게 다듬으면 충분합니다.

상단 포트를 단단히 조립한 뒤 약불에서 중약불 사이로 올립니다. 가스레인지라면 불꽃이 하단 보일러 바닥을 넘지 않게 맞추는 게 좋습니다. 인덕션용 모카포트도 세기를 중간 이하로 두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모카포트는 빨리 끓이는 도구가 아니라 천천히 압력을 만드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커피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뚜껑을 열고 흐름을 봅니다. 처음에는 진한 갈색 액체가 가늘게 나오다가 점점 색이 옅어집니다. 여기서 마지막까지 다 뽑겠다고 기다리면 쓴맛이 늘어납니다. 저는 추출구에서 커피가 부드럽게 나오다가 소리가 거칠어지는 순간, 바로 불에서 내립니다. 보통 추출 시작 후 20~35초 사이입니다.

불에서 내린 뒤에는 하단 보일러 부분을 젖은 행주에 잠깐 대거나 찬물에 살짝 식혀도 좋습니다. 내부 열을 빨리 낮추면 남은 압력으로 밀려 나오는 과한 추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작은 차이가 끝맛을 꽤 바꿉니다. 특히 다크 로스팅 원두를 쓸 때는 더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쓴맛을 줄이는 조절 포인트

모카포트 커피가 쓰게 느껴질 때 많은 분들이 원두를 바꿉니다. 물론 원두 영향도 큽니다. 하지만 같은 원두라도 세팅을 바꾸면 맛이 크게 달라집니다. 쓴맛이 재떨이처럼 남는다면 우선 불을 줄이고, 추출 후반을 조금 일찍 끊어보는 게 좋습니다. 분쇄도를 한 칸 굵게 바꾸는 것도 효과가 있습니다.

반대로 맛이 묽고 신맛만 도드라진다면 분쇄도를 조금 더 곱게 하거나 원두 양을 바스켓 끝까지 고르게 채웁니다. 이때도 누르면 안 됩니다. 빈 공간이 많으면 물이 쉬운 길로 지나가고, 커피층 전체를 고르게 적시지 못합니다. 그러면 농도는 낮고 산미만 날카롭게 느껴집니다.

로스팅 정도별 추천

라이트 로스팅은 모카포트에서 꽤 까다롭습니다. 산미가 밝고 향은 좋지만, 압력과 열이 강하게 들어가면서 떫은 느낌이 생기기 쉽습니다. 쓴맛보다 신맛이 문제라면 물 온도를 90도 가까이, 분쇄도는 살짝 곱게 가져갑니다. 그래도 과일 향을 깨끗하게 즐기고 싶다면 드립이 더 어울릴 때가 많습니다.

미디엄 로스팅은 가장 다루기 좋습니다. 콜롬비아, 브라질, 과테말라처럼 단맛과 견과류 향이 있는 원두가 안정적입니다. 물 온도 85도 전후, 중약불, 추출 후반 빠른 차단만 지켜도 맛이 둥글게 나옵니다. 저는 처음 모카포트를 산 분들에게 산미가 높은 원두보다 미디엄 로스팅의 블렌드나 브라질 계열을 권하는 편입니다.

다크 로스팅은 진한 맛을 쉽게 만들지만 쓴맛도 빠르게 올라옵니다. 물 온도는 80~85도, 불은 약하게, 추출은 조금 일찍 멈추는 쪽이 좋습니다. 다크 로스팅 원두를 너무 곱게 갈면 초콜릿 향보다 탄 껍질 같은 맛이 먼저 납니다.

우유와 마실 때는 레시피를 조금 바꿉니다

모카포트 커피는 우유와 잘 맞습니다. 머신 에스프레소만큼 점도가 높지는 않아도, 카페라테 비슷한 진한 우유 커피를 만들기에는 충분합니다. 3컵용 모카포트로 추출한 커피 90ml에 데운 우유 120~160ml를 섞으면 집에서 마시기 좋은 농도가 됩니다. 얼음 라테라면 커피 90ml, 차가운 우유 150ml, 얼음 120g 정도가 무난합니다.

우유에 섞을 목적이라면 원두는 산미가 강한 것보다 단맛이 있는 쪽이 편합니다.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인도네시아 계열이 잘 맞습니다. 로스팅은 미디엄에서 미디엄 다크 사이가 좋고, 분쇄도는 블랙으로 마실 때보다 아주 살짝 곱게 해도 됩니다. 우유가 쓴맛을 조금 감싸주기 때문에 농도를 확보하는 쪽이 더 중요합니다.

설탕을 넣는다면 추출된 커피가 뜨거울 때 먼저 녹이는 게 좋습니다. 나중에 찬 우유와 얼음이 들어가면 설탕이 바닥에 남기 쉽습니다. 흑설탕이나 비정제 설탕은 캐러멜 향을 더해주지만 원두 향을 덮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좋은 원두라면 처음 한두 모금은 설탕 없이 마셔보고, 그다음 취향에 맞게 더하는 쪽을 좋아합니다.

관리까지 맛의 일부입니다

모카포트는 세제로 박박 닦는 것보다 사용 후 바로 헹구고 완전히 말리는 게 중요합니다. 알루미늄 모카포트는 강한 세제와 거친 수세미에 약합니다. 스테인리스 제품은 상대적으로 관리가 쉽지만, 고무 패킹과 필터 부분에는 커피 오일이 쌓입니다. 이 부분이 오래되면 새 원두를 써도 묵은 기름 냄새가 올라옵니다.

고무 패킹은 매일 쓰는 기준으로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상태를 봅니다. 갈라지거나 탄성이 줄면 압력이 새고 추출이 흐려집니다. 필터 구멍이 막혔을 때는 부드러운 솔로 닦고 충분히 말립니다. 보관할 때는 완전히 조립해 꽉 닫아두기보다 살짝 분리해 습기가 빠지게 두는 편이 낫습니다.

모카포트는 비싼 장비가 아닙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정직한 도구입니다. 원두가 오래됐는지, 불이 셌는지, 분쇄가 맞지 않았는지 숨기지 않고 컵에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처음엔 까다롭게 느껴져도 몇 번만 숫자를 잡아두면 꽤 믿음직합니다. 제 기준에서 좋은 모카포트 커피는 강한 커피가 아니라 밀도는 있으면서도 목 넘김이 편한 커피입니다. 그 지점을 찾으면 작은 주전자 하나로도 집 커피가 꽤 깊어집니다.

모카포트 사용법, 쓴맛 줄이고 진하게 뽑으려면 이렇게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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