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차라떼 맛있게 만드는 방법, 쓴맛 줄이고 고소하게 맞추려면 이렇게

얼마 전 로스터리 단골 손님이 말차라떼를 집에서 만들었는데 카페처럼 부드럽지 않고 끝맛이 떫다고 하셨어요. 커피도 그렇지만 말차라떼도 재료가 전부는 아닙니다. 가루를 얼마나 곱게 풀었는지, 물 온도를 어디에 맞췄는지, 우유를 얼마나 데웠는지가 맛을 꽤 크게 흔듭니다.
말차는 커피 원두처럼 산지와 등급, 보관 상태에 따라 향이 달라집니다. 그런데 집에서 실패하는 경우를 보면 말차 자체보다 조리 과정에서 쓴맛을 키우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끓는 물을 바로 붓거나, 가루 덩어리를 제대로 풀지 않은 채 우유를 부으면 첫 모금부터 거칠어집니다.
말차라떼 재료는 단순하게 잡는 게 좋습니다
기본 비율은 말차 2g, 물 30ml, 우유 180ml 정도가 무난합니다. 카페에서 쓰는 12온스 잔 기준으로는 말차 3g, 물 40ml, 우유 220ml까지 올려도 괜찮습니다. 단맛을 넣는다면 설탕이나 시럽 8~12g 정도면 말차 향을 가리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말차를 많이 넣으면 진해지는 대신 떫은맛도 같이 올라옵니다. 특히 베이킹용 말차나 입자가 거친 제품은 3g만 넣어도 입안이 텁텁해질 수 있습니다. 초보자라면 2g으로 시작해서 우유 양을 줄이는 쪽이 더 안정적입니다. 농도는 진해지는데 쓴맛은 덜 튀어나옵니다.
- 말차: 2g
- 따뜻한 물: 30ml
- 우유: 180ml
- 단맛: 설탕 또는 시럽 8~12g
우유는 일반 우유가 가장 둥글게 맞습니다. 저지방 우유는 가볍고, 귀리 우유는 곡물 단맛이 올라옵니다. 두유는 제품마다 콩 향이 강해서 말차의 풀 향과 부딪힐 때가 있습니다. 저는 집에서 처음 맞출 때는 일반 우유로 기준점을 잡고, 그다음 식물성 우유를 바꿔보는 편을 권합니다.
쓴맛을 줄이려면 물 온도부터 낮춰야 합니다
말차에 끓는 물을 바로 붓는 순간 맛이 확 날카로워집니다. 커피 추출에서도 물 온도 2~3도 차이가 산미와 쓴맛을 바꾸는데, 말차는 더 민감합니다. 집에서는 70~80도 사이가 다루기 편합니다. 전기포트에 온도 조절이 없다면 끓인 물을 컵에 옮겨 2분 정도 두면 대략 이 범위로 내려옵니다.
물 양도 중요합니다. 말차 2g에 물을 100ml 붓고 휘저으면 라떼가 아니라 묽은 말차차가 됩니다. 우유를 더하면 향이 퍼지고 중심이 사라집니다. 물은 말차를 풀기 위한 최소량으로 잡는 게 좋습니다. 30ml면 가루를 녹이기 충분하고, 우유와 섞였을 때 농도도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체에 한 번 내리면 질감이 달라집니다
말차는 습기를 잘 먹습니다. 봉지를 열고 닫는 동안 작은 덩어리가 생기는데, 이 덩어리는 아무리 저어도 잔 안에서 끝까지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운 체에 말차를 한 번 내려주면 첫 질감이 달라집니다. 귀찮아 보여도 실제로는 10초 차이입니다.
차선은 작은 거품기나 전동 미니 휘퍼를 쓰는 겁니다. 전통 차선이 있으면 가장 좋지만 꼭 필요하진 않습니다. 중요한 건 바닥을 긁듯이 돌리는 게 아니라, 표면에서 빠르게 왕복하며 공기를 조금 넣는 움직임입니다. 이때 말차가 진한 페이스트처럼 매끈해지면 절반은 된 겁니다.
우유 온도는 60도 안팎이 가장 편합니다
우유는 너무 뜨겁게 데우면 단맛이 둔해지고 유제품 특유의 익은 냄새가 올라옵니다. 라떼류를 오래 만들다 보면 55~65도 사이가 가장 안정적이라는 걸 자주 느낍니다. 손으로 컵을 잡았을 때 뜨겁지만 오래 들 수 있는 정도, 그 정도가 대략 맞습니다.
전자레인지를 쓴다면 180ml 기준 600W에서 50~70초 정도면 충분합니다. 중간에 한 번 흔들어주면 표면만 뜨거워지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냄비에 데울 때는 가장자리에서 작은 김이 올라오는 순간 불을 끄면 됩니다. 바글바글 끓일 필요는 없습니다.
거품은 취향입니다. 부드러운 카페 느낌을 원하면 우유를 데운 뒤 미니 휘퍼로 10초 정도만 돌리면 됩니다. 거품이 너무 많으면 말차의 밀도가 가볍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는 말차라떼에는 카푸치노처럼 두꺼운 거품보다 얇고 촘촘한 거품이 더 잘 맞는다고 봅니다.
아이스 말차라떼는 순서가 맛을 바꿉니다
아이스는 더 쉽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덩어리가 더 잘 보입니다. 차가운 우유에 말차 가루를 바로 넣으면 거의 풀리지 않습니다. 먼저 말차 2g에 70도 물 30ml를 넣고 완전히 풀어야 합니다. 그다음 컵에 얼음, 우유, 말차 순서로 부으면 층이 예쁘게 생깁니다.
맛을 고르게 마시고 싶다면 마지막에 길게 두세 번만 저으면 됩니다. 너무 많이 저으면 얼음이 빨리 녹고 농도가 떨어집니다. 아이스는 뜨거운 라떼보다 단맛이 덜 느껴지기 때문에 시럽을 10~15g 정도로 조금 올려도 균형이 맞습니다. 단, 연유를 쓰면 말차 향보다 우유 사탕 같은 향이 앞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쓴 말차와 고소한 말차는 다르게 다룹니다
말차를 열었을 때 색이 선명한 녹색이고 향이 해조류처럼 달큰하면 물 온도를 75도 정도로 잡아도 좋습니다. 반대로 색이 누렇고 마른 풀 냄새가 강하면 70도 아래로 낮추고 양을 줄이는 편이 낫습니다. 오래된 말차는 많이 넣는다고 좋아지지 않습니다. 산화된 향도 같이 진해집니다.
보관은 냉장보다 밀폐가 먼저입니다. 냉장고에 넣었다 빼면 결로가 생겨 가루가 눅눅해질 수 있습니다. 자주 마신다면 작은 용기에 덜어 실온의 서늘한 곳에 두고, 나머지는 밀봉해 냉동 보관하는 방식이 편합니다. 개봉 후에는 가능하면 4~6주 안에 쓰는 게 향이 좋습니다.
집에서 맞추는 기본 레시피
제가 손님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드리는 방식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잔에 말차 2g을 체에 내려 넣고, 75도 물 30ml를 부어 완전히 풉니다. 여기에 설탕 8g을 넣어 녹인 뒤, 60도 정도로 데운 우유 180ml를 천천히 붓습니다. 아이스로 만들 때는 같은 말차 베이스에 차가운 우유 170ml와 얼음을 더하면 됩니다.
맛이 쓰면 말차를 줄이기보다 물 온도를 먼저 낮춰보는 게 좋습니다. 맛이 밍밍하면 말차를 늘리기 전에 우유를 20ml 줄여보세요. 입안이 텁텁하면 체 치기와 보관 상태를 확인하면 됩니다. 말차라떼는 재료가 네 가지뿐이라서 작은 숫자 하나가 바로 티가 납니다.
카페에서 마시는 말차라떼가 특별한 장비 덕분만은 아닙니다. 가루를 곱게 풀고, 끓는 물을 피하고, 우유를 과하게 데우지 않는 것. 이 세 가지만 잡아도 집에서 마시는 잔이 꽤 차분해집니다. 저는 말차라떼가 너무 달거나 너무 진한 음료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좋은 말차는 우유 속에서도 조용히 풀 향과 단맛을 남기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