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페인 커피 카페인 함량 확인하는 방법, 밤에 마셔도 괜찮으려면 이렇게 보세요

얼마 전 매장에 오신 손님이 디카페인 원두를 고르면서 “이건 카페인이 아예 없는 거죠?”라고 물으셨습니다. 사실 이 질문이 꽤 자주 나옵니다.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을 뺀 커피가 맞지만, 카페인이 0mg인 커피는 아닙니다. 아주 적게 남아 있습니다.
저는 로스팅할 때 디카페인 생두를 따로 다룹니다. 수분 반응도 다르고, 색이 빨리 진해 보이고, 향도 일반 생두와 조금 다르게 올라옵니다. 그런데 손님 입장에서는 가장 궁금한 게 맛보다 몸의 반응일 때가 많습니다. 밤에 마셔도 잠이 오는지, 임신 중에 괜찮은지, 심장이 두근거리지 않는지 같은 문제입니다. 그래서 디카페인 커피 카페인 함량은 감으로 넘기면 안 됩니다.
디카페인 커피에도 카페인은 남습니다
보통 디카페인 커피는 생두 단계에서 카페인을 제거합니다. 물, 이산화탄소, 용매 등을 이용해 카페인을 빼내고 다시 건조한 뒤 로스팅합니다. 이 과정에서 카페인의 대부분은 제거되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대략적인 기준으로 보면 일반 아메리카노 한 잔에는 카페인이 80~150mg 정도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두 양, 추출 농도, 샷 수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반면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한 잔은 보통 2~15mg 정도로 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드립으로 진하게 내리면 이보다 조금 더 느껴질 수도 있고, 아주 연하게 추출하면 더 낮아집니다.
숫자로만 보면 차이가 큽니다. 일반 커피를 100mg으로 잡으면 디카페인은 대략 그 10분의 1 이하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카페인에 민감한 분은 5mg만 들어와도 몸이 압니다. 심장이 살짝 빨라지거나, 잠드는 시간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디카페인이니까 밤 11시에 마셔도 무조건 괜찮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잔 속 카페인 함량은 추출 방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같은 디카페인 원두라도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잔에 담기는 카페인 양은 달라집니다. 카페인은 물에 잘 녹습니다. 추출 시간이 길고, 물과 커피가 오래 닿고, 분쇄도가 고울수록 더 많이 빠져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 에스프레소 1샷: 대략 2~8mg 정도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샷 수에 따라 4~15mg 안팎이 될 수 있습니다.
- 핸드드립 200ml: 원두 15g 전후를 쓰면 5~15mg 정도로 생각하면 편합니다.
- 콜드브루: 접촉 시간이 길어 원액 기준으로는 생각보다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많이 놓치는 게 콜드브루입니다. 차갑게 내리면 부드럽고 순해서 카페인도 낮을 것처럼 느껴집니다. 근데 콜드브루는 보통 8시간에서 16시간 정도 물과 커피가 오래 닿습니다. 디카페인 원두를 써도 원액을 진하게 만들고 많이 마시면 총량이 올라갑니다. 밤에 마실 디카페인이라면 콜드브루 원액을 크게 한 컵 붓는 방식보다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나 연한 드립 쪽이 더 예측하기 쉽습니다.
표기보다 중요한 건 ‘몇 잔을 마시는가’입니다
디카페인 커피 카페인 함량을 볼 때 한 잔 숫자만 보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5mg, 8mg, 10mg. 작아 보입니다. 그런데 하루에 세 잔, 네 잔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8mg짜리 커피를 네 잔 마시면 32mg입니다. 일반 커피 한 잔보다 낮을 수는 있지만, 민감한 사람에게는 충분히 체감됩니다.
특히 오후 늦게 커피를 마실 때는 총량보다 시간대가 더 중요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카페인은 몸에서 천천히 줄어듭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크지만, 섭취한 카페인의 절반이 줄어드는 데 몇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저는 잠이 예민한 손님에게는 오후 3시 이후에는 디카페인도 한 잔 정도로 제한해 보라고 말합니다. 몸이 편하면 그때 양을 조금씩 조절하는 게 낫습니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분, 심장 두근거림이 있는 분, 불안감이나 위장 자극에 민감한 분은 디카페인이라고 해서 마음 놓고 여러 잔 마시기보다 하루 전체 카페인 섭취량 안에서 봐야 합니다. 초콜릿, 녹차, 홍차, 에너지 음료에도 카페인이 들어갑니다. 커피만 계산하면 실제 섭취량을 낮게 보게 됩니다.
디카페인 원두 고를 때 확인할 것
집에서 디카페인을 마신다면 먼저 제거 방식과 로스팅 날짜를 봅니다. 스위스 워터, 마운틴 워터, 이산화탄소 방식처럼 물이나 CO2를 이용한 디카페인은 향이 비교적 깨끗하게 남는 편입니다. 용매 방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방식인지 밝히는 로스터리를 고르는 쪽이 마음이 편합니다.
맛은 로스팅 정도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디카페인 생두는 로스팅 중 색이 빨리 어두워 보일 때가 있어서, 겉색만 보고 배전을 판단하면 틀릴 수 있습니다. 너무 강하게 볶은 디카페인은 카페인이 적어도 쓴맛과 탄맛 때문에 속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산미가 부담스럽지 않은 중약배전이나 중배전 원두를 고르면 단맛과 고소함이 살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매량도 중요합니다. 디카페인 원두는 향의 선명함이 일반 원두보다 빨리 낮아진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저는 집에서 하루 한 잔 정도 마신다면 200g 단위가 가장 무난하다고 봅니다. 개봉 후 2~3주 안에 마실 수 있는 양이면 충분합니다. “디카페인은 맛이 없다”는 말의 절반은 오래된 원두에서 나옵니다.
밤에 마시려면 이렇게 계산하면 편합니다
카페인에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디카페인 한 잔은 큰 부담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도 밤 커피라면 기준을 조금 보수적으로 잡는 게 좋습니다.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한 잔을 5~10mg 정도로 생각하고, 늦은 시간에는 한 잔에서 멈추는 방식입니다.
집에서 내릴 때는 원두 12~15g, 물 180~220ml 정도가 좋습니다. 핸드드립이라면 물 온도는 88~92도 사이를 먼저 잡습니다. 너무 뜨거운 물로 오래 끌고 가면 쓴맛이 올라오고, 디카페인의 빈 느낌이 더 도드라질 수 있습니다. 분쇄도는 일반 드립보다 아주 살짝 굵게 잡아도 괜찮습니다. 추출 시간은 2분 30초에서 3분 안쪽이면 깔끔합니다.
맛이 싱거우면 원두를 무작정 늘리기보다 분쇄도를 조금 가늘게 조절합니다. 반대로 쓴맛이 많고 입안이 마르면 분쇄도를 굵게 하거나 물 온도를 1~2도 낮춥니다. 디카페인 커피는 작은 조절에도 맛의 인상이 빨리 바뀝니다. 그래서 레시피를 크게 흔드는 것보다 한 번에 하나씩 바꾸는 편이 좋습니다.
제가 손님들에게 자주 말하는 기준은 단순합니다. 잠을 지키고 싶다면 디카페인을 고르되, 늦은 시간에는 양을 줄이고 진하게 내리지 않는 것. 커피 맛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로스팅 날짜가 가까운 원두를 고르고, 물 온도와 분쇄도를 조금 더 섬세하게 맞추는 것. 디카페인은 커피를 참는 사람을 위한 대체품이라기보다, 커피를 계속 즐기기 위한 또 하나의 선택지에 가깝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