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프렌치프레스로 집 커피 맛 내는 방법

얼마 전 매장에 단골 손님이 다이소 프렌치프레스를 들고 와서 물었습니다. “이걸로도 카페처럼 진하게 나와요?” 저는 먼저 유리 두께나 손잡이보다 원두 봉투의 로스팅 날짜와 분쇄 입자를 봤습니다. 사실 프렌치프레스는 비싼 기구가 맛을 대신 내주는 방식이 아닙니다. 커피와 물이 오래 붙어 있는 침지식이라서, 숫자 몇 개만 맞으면 저렴한 기구로도 꽤 안정적인 컵이 나옵니다.
다이소 프렌치프레스, 사도 되는 사람
다이소 프렌치프레스는 처음 프렌치프레스를 써보는 사람에게 꽤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보통 이 기구의 장점은 구조가 단순하다는 데 있습니다. 서버, 금속 필터, 플런저가 전부라서 종이 필터를 계속 살 필요가 없고, 커피 오일이 컵에 남아 질감이 도톰합니다.
다만 기대치를 잘 잡아야 합니다. 아주 미세한 커피 가루까지 완벽하게 걸러내는 도구는 아닙니다. 마지막 한 모금에 가루감이 조금 남을 수 있고, 밝고 깨끗한 산미보다는 묵직하고 고소한 방향이 잘 어울립니다. 매장에서 손님에게 설명할 때도 “깔끔한 드립커피”보다 “부드럽고 진한 아침 커피”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 추천: 우유를 넣어 마시는 사람, 진한 바디감을 좋아하는 사람, 원두 맛을 쉽게 비교해보고 싶은 사람
- 비추천: 아주 맑은 커피를 원하는 사람, 커피 찌꺼기 세척이 번거로운 사람, 산미를 또렷하게 분리해서 느끼고 싶은 사람
- 구매 전 확인: 유리 균열, 필터망 휨, 플런저가 끝까지 부드럽게 내려가는지
맛을 가르는 건 용량보다 비율입니다
프렌치프레스는 컵 수 표시보다 실제 물과 커피 비율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원두 15g에 물 240g, 즉 1:16 비율로 시작하면 무난합니다. 조금 진하게 마시고 싶으면 원두 17g에 물 240g 정도로 올리면 됩니다. 반대로 쓰고 텁텁하면 원두를 줄이기보다 분쇄도를 먼저 굵게 잡는 편이 낫습니다.
다이소 프렌치프레스처럼 작은 용량의 제품은 물을 가득 채우면 젓기 어렵고, 플런저를 내릴 때 넘칠 수 있습니다. 저는 총 용량의 80퍼센트 정도만 씁니다. 예를 들어 350ml 전후 제품이라면 물은 260g 안팎에서 멈추는 식입니다. 커피는 추출 중 부풀고, 위에 뜬 가루층도 생기니까 약간의 여유 공간이 필요합니다.
처음 맞추기 좋은 기본 레시피
- 원두: 15g
- 물: 240g
- 물 온도: 중배전 92도, 중강배전 88~90도
- 분쇄도: 핸드드립보다 굵게, 굵은 소금과 설탕 결정 사이 느낌
- 시간: 총 4분
추출 순서는 단순합니다. 프렌치프레스에 원두를 넣고 물을 한 번에 부은 뒤, 30초쯤 지나 가볍게 저어줍니다. 뚜껑을 올리고 4분까지 기다립니다. 시간이 되면 플런저를 천천히 내리고, 커피는 바로 다른 컵이나 서버로 옮깁니다. 그대로 두면 바닥의 가루와 계속 닿아 쓴맛이 늘어납니다.
분쇄도가 맞지 않으면 좋은 원두도 흐려집니다
집에서 프렌치프레스가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너무 곱게 간 원두입니다. 드립용으로 분쇄된 원두를 그대로 쓰면 추출이 빠르게 진행되고, 플런저를 내릴 때 저항이 강해집니다. 컵에서는 쓴맛, 떫은맛, 진흙 같은 질감이 같이 올라옵니다.
프렌치프레스용 분쇄는 생각보다 굵어야 합니다. 손가락으로 만졌을 때 밀가루처럼 묻어나면 너무 곱고, 깨진 후추 알갱이처럼 크면 너무 굵을 수 있습니다. 굵은 소금 정도에서 시작해 맛을 보고 조정하는 게 좋습니다. 산미만 날카롭고 속이 비어 있으면 조금 더 곱게, 쓴맛과 텁텁함이 강하면 더 굵게 갑니다.
분쇄 원두를 살 때는 “프렌치프레스용으로 굵게 갈아주세요”라고 말하면 됩니다. 그런데 가능하면 홀빈으로 사서 마시기 직전에 가는 편이 낫습니다. 로스팅한 지 2주 안쪽의 원두라도 갈아두면 향은 빠르게 줄어듭니다. 특히 프렌치프레스는 향미보다 질감이 앞에 오는 기구라서, 분쇄 후 오래 지난 원두를 쓰면 그냥 묵직하기만 한 커피가 되기 쉽습니다.
원두 선택은 진한 맛보다 단맛을 보고 고릅니다
다이소 프렌치프레스로 처음 내릴 때는 너무 밝게 볶은 원두보다 중배전이나 중강배전이 편합니다.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처럼 견과류와 초콜릿 계열의 단맛이 있는 원두가 안정적입니다. 에티오피아 내추럴처럼 향이 화려한 원두도 가능하지만, 미분이 많거나 시간이 길어지면 과일향보다 발효취와 쓴맛이 튈 수 있습니다.
저라면 첫 봉투는 200g 이하로 삽니다. 집 기구에 맞는지 확인하기 전부터 1kg을 사면, 맞지 않는 맛을 오래 마셔야 합니다. 로스팅 날짜는 가능하면 3일에서 21일 사이가 좋습니다. 너무 갓 볶은 원두는 가스가 많아 물과 잘 젖지 않을 때가 있고, 한 달이 훌쩍 지난 원두는 향이 낮아져 프렌치프레스의 묵직함만 남을 수 있습니다.
맛별로 잡는 원두 방향
- 고소하고 부드럽게: 브라질 중배전, 물 90도, 4분
- 초콜릿처럼 진하게: 콜롬비아 중강배전, 물 88도, 4분 30초
- 산뜻한 과일감: 에티오피아 중약배전, 물 92도, 3분 30초
- 우유와 함께: 과테말라나 블렌드 중강배전, 원두 18g에 물 220g
쓴맛을 줄이는 작은 습관
프렌치프레스는 거름망이 금속이라 커피 오일과 미세한 입자가 함께 내려옵니다. 이게 매력인데, 동시에 텁텁함의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추출 후 바로 따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플런저를 끝까지 세게 누르지 말고, 바닥에서 1cm 정도 여유를 남긴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내려야 합니다.
또 하나는 세척입니다. 금속 필터 사이에 남은 커피 오일은 생각보다 빨리 산패합니다. 어제의 기름 냄새가 오늘의 커피에 섞이면 원두가 오래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사용 후에는 필터를 분리해 미지근한 물로 먼저 헹구고, 일주일에 한두 번은 중성세제로 기름막을 지워주는 게 좋습니다.
물도 맛을 바꿉니다. 수돗물 냄새가 강한 지역이라면 한 번 끓였다 식히거나 정수한 물을 쓰는 쪽이 낫습니다. 온도계가 없다면 끓인 물을 뚜껑 열고 1분 정도 두면 대략 90도 전후로 내려옵니다. 아주 정확한 실험은 아니지만, 집에서는 이 정도만 해도 쓴맛이 꽤 줄어듭니다.
다이소 프렌치프레스는 완벽한 장비라기보다 커피 습관을 배우기 좋은 작은 도구에 가깝습니다. 원두 15g, 물 240g, 4분. 이 숫자에서 시작해 내 입에 맞게 한 가지씩만 바꾸면 됩니다. 커피는 장비 가격보다 반복해서 기록한 손의 감각을 더 오래 기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