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커피 사용법, 집에서도 맛이 흐려지지 않게 내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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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커피 사용법, 집에서도 맛이 흐려지지 않게 내리는 방법

캡슐커피가 싱거워지는 순간은 대개 추출 전부터 시작됩니다

얼마 전 단골 손님이 캡슐머신을 새로 샀다며 원두는 좋은데 집에서 마시면 향이 금방 꺼진다고 하더군요. 매장에서 내려 마시던 에스프레소처럼 진한 맛을 기대했는데, 컵에서는 묽고 뜨거운 쓴맛만 남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캡슐커피는 손이 덜 가는 방식이지, 아무렇게나 눌러도 같은 맛이 나는 방식은 아닙니다. 물, 예열, 컵 크기, 추출량만 달라져도 꽤 다른 커피가 됩니다.

캡슐 안에는 보통 5g 안팎의 분쇄 커피가 들어갑니다. 일반적인 핸드드립 한 잔에 원두 15g 전후를 쓰는 것과 비교하면 양이 적습니다. 그래서 캡슐커피는 물을 많이 흘려보내면 금방 얇아집니다. 반대로 너무 짧게 끊으면 산미와 향은 살아도 입안에서 거칠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캡슐커피 사용법에서 제일 먼저 잡아야 할 것은 버튼이 아니라 ‘얼마나 뽑을지’입니다.

처음 한 잔은 머신과 컵을 데우는 데 씁니다

캡슐을 넣기 전에 물만 한 번 내려보는 습관이 좋습니다. 30~50ml 정도 뜨거운 물을 빈 컵에 받아 버리거나 컵을 데우는 데 쓰면 됩니다. 이 과정은 귀찮아 보여도 맛 차이가 납니다. 차가운 추출구와 차가운 컵에 커피가 닿으면 첫 향이 무뎌지고, 온도도 빠르게 떨어집니다.

특히 작은 에스프레소 잔은 예열 차이가 큽니다. 35ml로 짧게 내리는 커피는 양이 적어서 컵 온도의 영향을 바로 받습니다. 반면 머그잔에 100ml 이상 길게 내리는 커피는 온도는 덜 민감하지만 농도가 쉽게 흐려집니다. 저는 손님들에게 처음에는 물만 한 번 흘리고, 두 번째에 캡슐을 넣으라고 말합니다. 머신 내부에 남아 있던 오래된 물맛도 줄고, 추출 온도도 조금 더 안정됩니다.

  • 캡슐 넣기 전 물만 30~50ml 추출
  • 작은 잔은 뜨거운 물로 10초 정도 데우기
  • 물통 물은 하루 이상 방치하지 않기
  • 추출 후 캡슐은 바로 빼서 내부 냄새 줄이기

룽고 버튼을 늘 누르면 맛이 길게 풀립니다

캡슐머신에는 보통 에스프레소와 룽고 버튼이 있습니다. 에스프레소는 대략 25~40ml, 룽고는 80~110ml 정도로 세팅된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어떤 캡슐이든 룽고로 누르면 양은 많아지지만 맛이 꼭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커피 가루 양은 그대로인데 물만 길게 통과하니 뒤쪽에서는 떫은맛, 나무 같은 건조한 맛이 따라올 수 있습니다.

진하게 마시고 싶다면 에스프레소 버튼으로 30~40ml만 뽑는 편이 낫습니다. 아메리카노처럼 마실 때도 캡슐에서 100ml를 전부 뽑기보다, 먼저 뜨거운 물 80~120ml를 컵에 받고 그 위에 에스프레소를 30~40ml 얹는 방식이 깔끔합니다. 커피층이 물 위에 올라가면서 향도 덜 날아갑니다. 카페에서 롱블랙을 만들 때 쓰는 방식과 비슷합니다.

연한 커피를 좋아한다면 캡슐 한 개로 150ml 이상을 바로 추출하기보다 물을 따로 섞는 쪽을 권합니다. 추출 시간을 길게 늘린 커피와 추출한 커피를 물로 희석한 커피는 맛이 다릅니다. 전자는 뒤맛이 거칠어지기 쉽고, 후자는 농도는 낮아져도 쓴맛의 각이 덜 섭니다.

물맛이 캡슐 향을 생각보다 많이 바꿉니다

로스터리에서 커피를 맞출 때 물은 늘 신경 쓰는 변수입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돗물을 바로 써도 지역에 따라 괜찮을 때가 있지만, 염소 냄새가 느껴지거나 물맛이 단단하면 캡슐커피 향이 답답하게 나올 수 있습니다. 생수나 정수 물을 쓰면 가장 쉽게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너무 미네랄이 낮은 물은 커피가 납작하게 느껴질 수 있고, 너무 단단한 물은 쓴맛과 텁텁함을 키울 수 있습니다. 숫자로 말하면 대략 총용존고형물 70~150ppm 근처의 물이 무난합니다. 집에서 ppm까지 재지 않아도 됩니다. 물을 바꿨을 때 같은 캡슐에서 향이 더 선명하고 뒤맛이 가볍다면 그 물이 그 머신과 잘 맞는 겁니다.

물통 관리도 중요합니다. 물통에 물을 계속 채워두면 플라스틱 냄새나 물비린내가 붙습니다. 하루에 한두 잔만 마신다면 필요한 만큼만 채우고, 남은 물은 비우는 편이 좋습니다. 커피가 이상하게 둔해졌는데 캡슐은 그대로라면 물통 세척과 물 교체부터 확인하는 게 빠릅니다.

캡슐 보관은 향을 지키는 일입니다

캡슐은 밀봉되어 있지만 향이 영원히 멈춰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빛, 열, 습기에 오래 노출되면 향이 둔해집니다. 특히 주방 창가나 가스레인지 옆 선반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도 커피 향은 조금씩 빠집니다. 실온 보관을 하되 서늘하고 건조한 곳이 낫습니다.

냉장고 보관은 조심해야 합니다. 캡슐 표면에 습기가 맺히거나 음식 냄새가 배면 추출 때 잡향이 섞일 수 있습니다. 장기간 보관해야 한다면 밀폐 용기에 넣어 온도 변화가 적은 곳에 두는 쪽이 더 안정적입니다. 박스를 열었다면 향이 진한 캡슐부터 먼저 마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크 로스트 계열은 초반의 고소한 향이 빠지면 쓴맛만 남기 쉽고, 산미가 있는 캡슐은 시간이 지나면서 과일 향보다 날카로운 신맛이 더 도드라질 수 있습니다.

맛이 안 맞을 때는 버튼보다 비율을 바꿔봅니다

캡슐커피 사용법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맛을 바꾸고 싶다면 버튼을 습관처럼 누르기보다 비율을 기록하는 게 좋습니다. 같은 캡슐을 30ml, 40ml, 60ml로 각각 내려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30ml는 향과 질감이 진하고, 40ml는 균형이 좋고, 60ml부터는 캡슐에 따라 뒤맛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라테를 만들 때는 더 짧게 뽑는 편이 낫습니다. 우유 150ml에 커피 30ml를 넣으면 고소하고 부드러운 라테가 되고, 우유 180ml 이상에 커피가 40ml를 넘으면 캡슐 종류에 따라 밍밍해질 수 있습니다. 아이스라테라면 얼음이 녹는 양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얼음컵에는 에스프레소 30ml, 차가운 우유 120~150ml 정도를 먼저 권합니다. 더 진하게 마시고 싶을 때는 물을 덜 뽑는 것보다 캡슐을 하나 더 쓰는 편이 맛이 깨끗합니다.

  • 에스프레소처럼 진하게: 25~35ml
  • 무난한 데일리 커피: 35~45ml
  • 아메리카노: 물 100ml에 커피 30~40ml
  • 따뜻한 라테: 우유 140~170ml에 커피 30~40ml
  • 아이스라테: 얼음, 우유 120~150ml, 커피 30ml

캡슐커피는 편해서 쓰는 도구지만, 맛까지 전부 기계가 알아서 맞춰주지는 않습니다. 좋은 캡슐을 고르는 것보다 먼저 추출량을 줄이고, 컵을 데우고, 물을 바꿔보면 생각보다 많은 문제가 풀립니다. 비싼 머신으로 바꾸기 전에 지금 쓰는 캡슐 하나를 30ml와 40ml로 나눠 마셔보면 좋겠습니다. 그 작은 차이 안에 집 커피 맛을 바꾸는 단서가 꽤 많이 들어 있습니다.

캡슐커피 사용법, 집에서도 맛이 흐려지지 않게 내리는 방법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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