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레티 모카포트로 쓴맛 줄이고 진하게 내리는 방법

얼마 전 매장 손님이 비알레티 모카포트를 들고 오셨습니다. 집에서 내리면 향은 좋은데 끝맛이 탄 것처럼 남는다고 하셨어요. 원두를 보니 상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거의 예상한 곳에 있었습니다. 물을 차가운 상태로 넣고, 불은 센 편이었고, 추출이 끝난 뒤에도 포트를 가스레인지 위에 그대로 두고 계셨더군요.
비알레티 모카포트는 구조가 단순합니다. 그래서 더 예민합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처럼 압력과 온도를 정밀하게 잡아주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가 불 세기와 분쇄도, 물 양을 조금만 잘못 잡아도 맛이 바로 바뀝니다. 대신 감을 잡으면 꽤 안정적으로 진한 커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모카포트를 작은 직화식 추출기라고 생각합니다. 진하지만 거칠 수 있고, 향은 빠르게 올라오지만 과열되면 바로 쓴맛이 납니다.
비알레티 모카포트 맛이 쓰게 나는 이유
모카포트의 쓴맛은 대부분 원두가 너무 강해서가 아니라 추출 후반의 과열에서 나옵니다. 물통 안의 물이 끓으면서 압력이 생기고, 그 압력이 물을 커피층으로 밀어 올립니다. 이때 불이 너무 세면 물이 지나치게 뜨거운 상태로 원두를 통과합니다. 마지막에는 수증기까지 섞이면서 커피가 거칠어집니다.
특히 추출 끝부분에서 나는 치익 소리를 오래 두면 맛이 급격히 탁해집니다. 그 소리는 커피가 더 나온다는 신호라기보다, 물이 거의 빠지고 증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저는 그 소리가 본격적으로 커지기 직전에 불에서 내립니다. 상부 서버의 커피가 약 70~80% 정도 찼을 때 멈추면 끝맛이 훨씬 깨끗합니다.
- 쓴맛이 강하다면 불이 너무 셌을 가능성이 큽니다.
- 쇠맛이나 탄 맛이 난다면 추출 후 포트를 오래 가열했을 수 있습니다.
- 농도는 진한데 향이 죽어 있다면 원두가 너무 곱게 갈렸을 수 있습니다.
- 묽고 밍밍하다면 분쇄가 굵거나 커피 양이 부족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은 어디까지 넣고, 온도는 어떻게 잡을까
비알레티 모카포트 아래 물통 안쪽을 보면 작은 안전밸브가 있습니다. 물은 그 밸브 아래까지만 넣습니다. 밸브를 덮을 만큼 넣으면 압력 배출이 불안정해질 수 있고, 맛도 흐려집니다. 2컵용은 대략 90~100ml, 3컵용은 130~150ml 정도가 많이 쓰이는 범위입니다. 제품마다 차이가 있어서 처음에는 밸브 바로 아래를 기준으로 잡는 게 가장 쉽습니다.
물 온도는 취향에 따라 갈립니다. 차가운 물로 시작하면 전체 추출 시간이 길어지고, 그만큼 원두가 열을 오래 받습니다. 진하고 묵직한 맛은 잘 나오지만, 다크 로스팅 원두에서는 쓴맛이 올라오기 쉽습니다. 저는 중강배전 이상 원두라면 70~80도 정도의 따뜻한 물을 넣는 쪽을 선호합니다. 물통을 만질 때 뜨거우니 수건을 끼고 조립해야 합니다.
라이트 로스팅 원두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산미가 강하고 밀도가 높은 원두는 물 온도가 너무 낮으면 신맛만 도드라질 수 있습니다. 이때는 85도 안팎의 물을 쓰고, 분쇄를 약간 더 곱게 가져가면 단맛이 붙습니다. 단, 모카포트는 드립처럼 산뜻함을 길게 끌고 가는 도구는 아닙니다. 밝은 산미보다 농도와 향의 압축감이 장점인 기구입니다.
분쇄도와 원두 양은 이렇게 맞추면 편합니다
모카포트 분쇄도는 에스프레소보다 굵고 핸드드립보다 곱게 잡습니다. 손으로 만졌을 때 고운 설탕보다 조금 더 미세한 느낌이면 출발점으로 괜찮습니다. 너무 곱게 갈면 물길이 막히고, 압력이 버티다가 한 번에 터지듯 올라옵니다. 이러면 커피가 진해 보이지만 맛은 거칠어집니다.
커피 바스켓에는 원두를 담되 꾹 누르지 않습니다. 이 부분을 에스프레소처럼 탬핑하면 안 됩니다. 모카포트의 압력은 에스프레소 머신보다 훨씬 낮습니다. 눌러 담으면 물이 고르게 지나가지 못하고, 일부는 과다 추출되고 일부는 덜 우러납니다. 바스켓 위까지 수북하게 담은 뒤 손가락이나 작은 스푼으로 평평하게 쓸어내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3컵용 기준으로 원두는 보통 15~18g 정도 들어갑니다. 원두 밀도와 로스팅 정도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다크 로스팅 원두는 부피가 커서 같은 바스켓에 더 적은 무게가 들어가고, 라이트 로스팅 원두는 상대적으로 더 많이 들어갑니다. 무게보다 중요한 건 매번 같은 방식으로 담는 것입니다. 그래야 다음에 분쇄도나 불 세기만 하나씩 바꿔볼 수 있습니다.
불 세기와 추출 타이밍 잡는 방법
불은 포트 바닥을 넘지 않을 정도로 둡니다. 가스불이 옆면을 타고 올라오면 손잡이가 뜨거워지고, 물통 금속도 필요 이상으로 달궈집니다. 작은 화구가 있다면 그쪽이 좋습니다. 인덕션용 모델이 아니라면 인덕션에서는 바로 사용할 수 없고, 별도 어댑터를 써야 합니다.
추출은 조용히 시작되는 편이 좋습니다. 처음 커피가 올라올 때 색은 진한 갈색이고, 시간이 지나면 점점 밝아집니다. 저는 이 색 변화를 꽤 중요하게 봅니다. 진한 갈색에서 꿀색으로 넘어가고, 흐름이 빨라지기 시작하면 거의 다 온 겁니다. 이때 불을 끄거나 포트를 들어 올립니다. 치익거림이 크게 나기 전입니다.
조금 더 깔끔하게 마시고 싶다면 불에서 내린 뒤 물통 아래쪽을 젖은 행주나 찬물에 잠깐 식혀도 됩니다. 추출을 강제로 멈추는 방식입니다. 특히 다크 로스팅 원두를 쓸 때 효과가 큽니다. 다만 알루미늄 포트를 갑자기 오래 식히는 습관은 좋지 않아서, 짧게 열을 빼는 정도로만 씁니다.
원두 선택과 세척에서 맛 차이가 납니다
비알레티 모카포트에는 너무 오래된 원두가 잘 맞지 않습니다. 로스팅 후 7~21일 사이의 원두가 다루기 편합니다. 너무 갓 볶은 원두는 가스가 많아 추출 흐름이 불안정할 수 있고, 한 달을 훌쩍 넘긴 원두는 향이 비어 보이기 쉽습니다. 물론 보관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봉투를 열었을 때 향이 약하고 기름 냄새가 느껴지면 모카포트에서도 좋은 맛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로스팅 정도는 중배전에서 중강배전이 가장 무난합니다.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처럼 견과류와 초콜릿 계열이 있는 원두는 모카포트에서 안정적입니다. 에티오피아 내추럴처럼 향이 화려한 원두도 재미있지만, 분쇄가 조금만 어긋나면 발효감이나 신맛이 튈 수 있습니다. 처음 잡을 때는 고소한 계열로 시작하는 편이 쉽습니다.
세척은 세제를 많이 쓰지 않는 쪽을 권합니다. 사용 후 충분히 식힌 뒤 분해해서 커피 찌꺼기를 버리고, 따뜻한 물로 헹군 다음 완전히 말립니다. 고무 패킹과 필터 사이에 커피 오일이 오래 끼면 산패 냄새가 납니다. 이 냄새는 새 원두를 써도 컵에 묻어납니다. 몇 번 써도 맛이 탁하다면 원두보다 패킹 주변을 먼저 확인하는 게 빠릅니다.
비알레티 모카포트는 비싼 장비가 아니지만, 대충 써도 되는 도구는 아닙니다. 물은 밸브 아래까지, 분쇄는 에스프레소보다 조금 굵게, 불은 작게, 추출 끝은 빨리 끊기. 이 네 가지만 지켜도 집에서 나는 쓴맛의 절반 이상은 줄어듭니다. 저는 모카포트 커피를 작은 잔에 그대로 마시거나, 따뜻한 물을 1:1 정도로 섞어 마시는 걸 좋아합니다. 잘 뽑힌 모카포트 한 잔은 거창하지 않아도 충분히 깊고, 아침 주방에 남는 향이 꽤 오래 갑니다.
